복지사라서 행복한 감사한 이야기 그 첫번째

by 염효원 posted Aug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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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된장과 아삭한 겉절이로 빚은 인연"

 

올 초부터 남성어르신 8명과 봉사자가 함께하는 ‘나두 쿡킹(Cook-King)’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어르신들과 온전히 만날 수 있는 2시간 남짓한 시간은 참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갈수록 의욕적인 어르신들을 보고 있으면 담당자로서 절로 힘이 납니다.

건강상으로 빠지는 일이 있지만 꾸준히 참여하려 하십니다.

바쁜 업무 중에도 시간 내어 봉사 와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매 월 새로운 봉사자들과 함께해서인지 첫 만남은 늘 어색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감사한 하루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젊은 청년 다섯 분이 복지관을 찾아왔습니다.

어르신은 로비 나무의자에, 봉사자들은 소파에 떨어져 앉아 서로가 어색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회의실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데 어르신 중 한 분이 큰 소리로 인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OO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첫 시작이 어렵지 다들 돌아가며 인사를 나누니 어느새 분위기가 밝아집니다.

어르신의 용기에 감사합니다.

차돌박이가 들어간 된장찌개와 아삭한 겉절이무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계신 어르신을 거드는 봉사자는 구슬땀 흘리며 열심히 임합니다.

“오늘 만든거는 우리 둘이 같이 한거니까 나눠 가져가요!” 하고 어르신이 말씀하시니,

“어르신 저는 기숙사에 밥 잘나옵니다! 어르신이 댁에 가져가서 잘 드시면 더 기쁠 것 같아요!”

듣기 좋게 말씀하시던 봉사자에게 감사합니다.

재료를 다듬는 손길이 제법 익숙합니다. 어르신들을 보는 봉사자들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어르신 어떻게 이렇게 칼질을 잘하세요?”, “집에서도 요리 자주 하시죠?”

여기저기 감탄사가 이어집니다.

어르신들의 어깨가 조금 올라가고, 담당자로서 제 어깨는 더 높이 올라갑니다.

어르신들을 괜시리 더 힘나게 만드는 봉사자들의 응원 덕분에 요리하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는 듯 합니다.

고추, 당근, 무, 브로콜리, 양파를 썰어 넣고

청국장과 된장을 섞어 넣어 팔팔 끓여 구수한 된장찌개 완성되었습니다.

한 큰 술 떠서 옆에서 열심히 도와준 봉사자에게 건네는 어르신의 손길에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후후 불어 한 입 삼키고는 엄지 척! 들어 보이는 봉사자를 향해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작게나마 보리밥에 쓱 비벼 다함께 맛을 봅니다. 아삭한 겉절이도 곁들였습니다.

소박한 식사자리를 함께 하니, 식구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모두가 마음을 열고 임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감사한 하루가 그렇게 쌓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