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는 봉림휴먼시아2단지 주민리더님을 주축으로 모인 활동가이자 주민분들이 직접 만든 정성어린 반찬을
공유 냉장고에 나누며 이웃의 안부를 살피는 따뜻한 주민모임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음식을 나누고 온정을 채워가는 공유냉장고가 조금 더 알려지고 활발해지기 위해 시작한 이야기 입니다.
집에서 간을 맞추고 테스트를 하는 정성 가득한 주민 리더님

"유리샘, 내가 집에서 100인분 양념 비율을 맞추느라 몇번이나 테스트를 해보는지 몰라요."
늘 레시피를 직접 제작 해서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시는 주민 리더님이 복지사를 보고 말씀 하셨습니다.
영양사 자격증이 있어 계량에 대해 알고 있다는 계기로 시작하셨는데 이웃에게 대충 만든 반찬을 내어놓고 싶지 않아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며칠 전부터 자택에서 몇번을 양념을 만들고 간을 보셨을 그 깊은 마음이 숨어있습니다.
우리가 복지 현장에서 만나는 전문가는 이처럼 이웃을 향한 정성과 시간을 아낌없이 들이는 주민들 바로 그분들입니다.
손발이 척척 맞아가듯, 마음도 맞춰가는 시간

어느덧 세 번째를 맞이하는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 활동.
지난 회기 두부짜박이때 많은 양에 비해 화력이 약해 조리 시간이 길어졌던 기억을 잊지 않고 이번에는 고화력 가스버너를 모두 동원 했습니다.
빨갛고 아삭하게 무생채를 버무리고 고소한 향을 풍기며 멸치와 호두, 해바라기씨가 달달 볶아집니다.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메뉴를 고르는 것 부터 조리순서를 정하는 것까지 조심스러운 의견차이가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회기쯤 지나니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각자의 위치를 잡으셨습니다.
손질하는 손, 양념을 젓는 손, 포자 용기를 접는 손이 마치 오랫동안 합을 맞춰온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공유 냉장고 앞에 차려진 소박하고 넉넉한 밥상

오늘 공유 냉장고에 놓인 반찬은 멸치볶음 50개와 무생채 50개, 거기에 보담떡이 마음을 보태주신 기부떡과 옛날 과자도 있습니다.
1차로 독거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웃에게 먼저 연락이 갑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겐 활동가 님들이 직접 배달도 갑니다.
2차로 주거행복지원센터의 안내방송이 단지 내 울러 퍼지고 하나 둘 공유 냉장고 앞으로 주민들이 모여듭니다.
"오늘은 옛날 과자도 있네"
"이웃들이 직접 만든거라는데 너무 맛있어요"
반찬을 전달하는데 바쁘신 활동가 님들 대신해서 사회복지사가 말합니다.
"여기 반찬 모두 활동가님들이 주민분들을 위해 직접 만드신 거에요, 잘 먹겠다고인사 꼭 해주세요~~"
조용했던 탁구장(공유냉장고 있는 장소)가 시끌벅적해지고 아이들과 함께 온 어머니, 친구 손을 잡고 온 어르신, 쑥스럽게 오셔서 받으시는 남자 어르신들
단지 내 따뜻한 소통의 사랑방이 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신문에 실린 기사와 빛나는 주민들의 자부심

감사하게도 이번 봉림휴먼시아 주민들의 주도적인 나눔 활동이 창원시보와 경남도민일보 등 지역 언론에 소개 되었습니다.
신문면에 크게 찍힌 본인들의 활동 사진을 보며 활동가님들은 기뻐하십니다.
"아들한테 자랑하는데 엄청 좋아하네요."
"우리가 하는 일이 이렇게 근사한 일이었어?"
암요 근사한 일이지요,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이 작은 인정과 격려는 주민들이 마을의 주체로서 스스로 일어서게 하는 동력이 됩니다.
사회복지사는 그저 주민들이 마음껏 빛날 수 있도록 무대 뒤에서 조용히 판을 깔고 곁을 지키는 존재일 뿐입니다.
오늘도 감사히..

이웃을 위해 집에서 미리 양념을 만들어 보고 수 없이 테스트를 하는 리더님의 정성,
서로의 손을 거들어 주며 합이 맞아가는 활동가들의 손,
공유냉장고 앞에서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이웃의 나지막한 목소리
그 순수한 마음들이 겹겹이 쌓이면 어느 순간 우리 아파트는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도 봉림휴먼시아2단지는 멸치볶음 고소한 냄새 만큼 사람 냄새로 정겨웠습니다.

